내촌목공소의 Re-Birth 프로젝트, 이제 집의 품질도 언급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공간의 ‘집 고치기’의뢰를 받을 때마다 이 장르에 대한 개념이 막연하여 성큼 다가서지 못했던 내촌목공소가 ‘Re-Birth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데에는 네델란드 디자이너 Piet Hein Eek으로부터 받은 영감이 컸습니다.

2012년 11월 산바람 매서운 날 Piet Hein Eek 부부가 평창동 내촌목공소 산간한옥 건축현장으로 목수 이정섭을 찾아올 때까지 과문한 우리는 가구 디자이너 Piet Hein Eek이 건축 재생 프로젝트까지 넘나들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스크랩우드(폐목재) 재생 가구로 세계적 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Piet Hein Eek은 가구 디자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프랑스, 네델란드의 오래되고 버려진 건축을 재생시키는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면 내촌목공소도 Piet Hein Eek이 네델란드에서 건축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한참 전 이미 1960~70년대 지어진 우리 마을의 감자창고를 리노베이션하여 창고와 전시장으로 재생 Re-Birth시켰고,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1920년대 살림집도 리노베이션한 이력이 있습니다. 또 건축가 김수근선생의 서울 원서동 공간사옥에 공간서가를 덧붙이고, 역시 1920~30년대 전형적 북촌의 살림집이었던 공간한옥을 내촌목공소가 다시 손본 것은 2011년의 일이었습니다.

최근 Piet Hein Eek 같은 디자이너들 뿐 아니라 런던, 뉴욕, 밀라노, 파리 등 주로 메트로 시티의 건축가, 지식인들이 ‘집 고치기 작업’을 주제로 한 담론을 매우 활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에서 발행되는 주요매체들의 요즈음 건축기사에는 새로 지어진 건물의 디자인과 완공소식보다 오히려 기존 건물의 재생, 리폼이 더욱 많은 이슈가 되고 있으니, 분명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건축의 시대정신, 디자인을 논하는 것은 너무 한가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시급하게 고쳐야 할 부실시공과 눈속임 자재 등 참으로 ‘기본적인 일’마저 우리는 방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본은 바로 우리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그동안 내촌목공소는 강원도 산 속에서 작은 목소리나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실시공과 겉만 번지르르한 자재로 마감된 벽, 천장, 바닥 그리고 붙박이 가구에서 거의 영구적으로 발생하는 실내공기 오염의 심각성을 계속 지적해 왔습니다. 들추자면 건축 시공과 인테리어 공사로 인한 ‘치명적 실내 오염’은 최고가로 지어졌다는 이땅의 많은 호화 주택과 리조트, 럭셔리 호텔, 심지어 의료 시설을 가리지 않습니다.

제네바의 세계 보건기구WHO 공공 건강국에서는 세계적으로 2012년 한 해에만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한 심장질환, 뇌졸중, 폐질환 사망자수를 480만명으로 추산 합니다. 또 현재 모든 인간의 사망 원인으로 8명중 1명은 공기 오염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 했습니다(2014.3 연합 뉴스).

그리고 한국의 경우, 공기 오염중에서 특히 포름알데하이드는 세계 보건기구 허용치의 10배를 초과한다(오용성 교수, ‘나무의 이해’저자)는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삼 사일 창문을 열어 둬라 혹은 한달여 보일러를 땐 후에 이사하면 된다”는 조언을 태연히 하는 전문가도 계십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건축을 아예 Toxic House라고 부릅니다.

건축의 독이 공간에 자리잡아 내 삶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든 ‘평당 얼마?’, 효율과 합리를 앞세운 공기 단축, 신앙이 되어버린 ‘오직 경제논리’는 이제 내 가족의 건강과 생명보다도 더 소중한 가치가 되어버린 세태, ‘건축의 품질’을 묻는 이는 없습니다.

내촌목공소가 Re-Birth 프로젝트,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집을 내세우는 이유 입니다.

잘 만든 물건 한 점으로 사람이 회복될 수도 있다는 신념은 내촌목공소가 모든 작업을 통해 줄곳 추구해온 가치입니다.

구체적으로 내촌목공소는 가구 만들기와 집 짓기에서 일관되게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이미션(배출) 0’를 견지해 왔습니다. 실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현장에서 한장의 석고보드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환경 규제에 가장 앞서 있다는 E.U 조차 현재까지 건축자재에 휘발성 유기화합물 ‘이미션 1’을 적용하고 있으나 내촌목공소는 ‘이미션 0’를 놓친적이 없습니다.

각종 산업자재로 시공되는 건축 현장에서 포르말린과 벤젠, 톨루엔, 자일렌등 소위 휘발성 유기화합물 ‘이미션 0’를 지키며 집을 완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엄격한 일인지 많은 분들은 알고 계십니다.

이것은 온전히 ‘목수의 손’으로만 가능했던 작업입니다.

Re-Birth 프로젝트에도 내촌목공소가 제작하는 문, 손잡이, 조명이 사용될 것이며 석고 보드, 글라스 울이 없는 작업으로 일관할 것입니다.

이제 ‘집의 품질’도 언급되어야 합니다.

큰 창고

1960년대에 지어진 내촌면 최초의 농협창고.
감자나 비료 등을 보관하였던 창고로, 당시 마을 사람들이 벽돌 한장씩 모아 직접 손으로 지었다고 한다.
내촌목공소는 2007년 개관전 이후 해외작가 레지던스, 패션쇼 등 수차례의 전시를 이 곳에서 열어 왔으며, 창고로도 겸해 사용하고 있다.
외형을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목구조 보강, 조명, 바닥 등의 공사를 했다.

“그때는 여기 모였던 분이 전부 농민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보릿고갭니다. 이때쯤 되면 민초들은 양식이 떨어집니다. 해서 그 당시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은 아침저녁으로 감자 포기를 뒤져보고 보리이삭을 비벼보면서 보릿고개를 힘들게 넘던 그런 시기입니다. 그때 이 창고를 지으며 배고픈 보릿고개 역사를 우리 세대에서 마감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이제 살을 빼느라고 굶는 사람은 있어도 먹을거리가 없어 굶는 사람은 없습니다. 육신의 굶주림은 이제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영혼의 양식도 육신의 양식만큼 충족되었느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37년 뒤인 오늘, 이 자리에 예술을 하는 분들이 모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예술을 모릅니다. 다만 육신의 양식이 곡식이라면 우리 영혼의 양식은 예술이 그 한 부분이 아니냐, 그렇게 이해를 합니다. 여러분이 이 자리, 1970년에 지은 감자창고에서 우리 영혼의 양식을 만들어내는 일을 시작하는 그 소망이 막힘없이 이뤄지기를 이 동네에 계시는 분들과 함께 바랍니다.”

박정주 내촌 초대 농협조합장

2007년 6월 내촌 창고 재개관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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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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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회

내촌면은 6.25 전쟁당시 격전지로, 마을 전체가 유실된 가운데 이 집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상량문에 적힌 대로 쇼와 4년, 즉 1929년에 지어진 집으로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민가, 식당, 사진관, 철물점등으로 사용되며 이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집으로 내촌목공소에서는 2010년 여름, 젋은 작가의 첫 개인전을 이 곳에서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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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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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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